가끔 그리운너

아들아. 5분 요리법 보낸다

셰난도우 2007. 9. 7. 17:10

 

로이테에는 몇일전 벌써 첫눈이 내렸단다

여기는 한여름에도 20도를 넘지않았으니

이번 여름은 난생처음으로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보냈구나..

 

미국이

니가 생각하던 별천지만은 아니라는걸 실감했으며

부모 떠나면 고생인줄 이제서야 알았더냐

그나마 신부님댁에서 그만큼이라도 지낸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냐

그 고마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느니라

 

엄마가 늘 그렇게 지내왔듯이

인간관계란 항상 참되게 지속하며 지내야 하는걸 명심하길 바란다

넌 내 아들이니깐 잘 알아서  처신할줄로믿는다

 

엄마 아빠는 여기와서 단 한번도 다투지 않았다

긴 여행길에서 이젠 전같지않게 힘들어하는 아빠를 보고

그도 많이 늙었구나...하는것을 느꼈다

서로 의지하며 따뜻한 삼시세끼 해드리는것이 즐거움이 되었구나 

허기사

니가 속을 썩이는일 말고는 싸울일이 무에 있겠느냐

엄마가 서울에서 처럼 호시탐탐 도망 나가려고 노리는 일도 없겠고...앙그냐?

 

어제 신부님과 통화하면서

니가 반에서 일등도 한적있다 하셔서 아빠 엄마는 얼마나 기뻐했는지모른다

신부님은 늘상 너희들 칭찬만 하시니 믿을수 없다하니

신부를 안믿으면 누굴 믿어요? 하시더라만....

좌우당간 반가운 소식이고 장하다 아들아..

 

고생이겠지만

꾹 참고 초심 그대로 잘해나가길 바란다

저녁엔 꼭 찌게랑 밥을 해먹고

아침엔 저녁에 먹던것들 적당히 처리하고

점심은 마트에서 산 빵과 우유등을 넣어가면 점심값 절약하는 방법중 하나가 될거다

 

부탁한 한국요리 만드는법을

5분이면 할 수 있는 

니가 즐겨먹던걸로 몇가지 적어봤다

 

1)

먹다가 남은 김치는 한테모아뒀다가

소세이지나 라면을 넣어 부대찌게를 만들어보렴

어제 우리는 그렇게 해서 오랜만에 얼큰한 저녁을 먹었단다

 

2)

된장은 양파, 감자, 그리고 냉장고에 남은 채소를 다 집어넣고 끓여보아라

...넌 두부도 좋아하니 두부도 넣는것이 좋겠다

여기는 한국요리 만들 재료는 커녕

세상 어디에도 다있는 그 흔한 중국식품점도 없단다

그래도 두달동안 무얼 만들어도 아빠식성에 맞추어 해드렸다

 

3)

돼지고기는 적당하게 썰어서

소금, 후추, 고추가루, 마늘, 설탕조금, 넣고 덜덜 볶아보아라

니가 잘먹는 제육볶음이되겠고 김치를 넣으면 두루치기가 될거다 

 

4)

불고기는 소고기, 간장, 양파, 마늘, 참기름, 설탕만 넣고 조물조물 해뒀다가

조금씩 구워먹어보렴

 

5)

소고기나 돼지고기 남은게 있으면 작은 덩어리로 썰어서 물과함께 끓이다가

간장과 설탕만 넣어서 졸이면 장조림이 되느니라

거기다가 삶은계란 껍질까서 넣었다가 썰어먹는것도 별미겠지?

 

6)

고기류 잘게썰어 볶다가

고추장과 설탕을 넣으면 고추장볶음이 되고

얼큰한 떡복기는 너도 잘 하잖니?

 

7) 

떡복기는 물에 소고기 다시다 넣고 끓이다가

양배추, 양파, 어묵, 가래떡이나  떡국떡도 괜찮으니 아무거나 넣어서 먹도록해라

 

콩나물은 깨끗하게 씻어서 삶아 소금, 고추가루, 만 넣어도 콩나물 무침이되고

멸치 한주먹 넣고 끓이면 콩나물 국이되느니라

엄마경우엔 다시다나 조미료를 약간 넣기도 한다

 

 

니들이 사는곳에서 멀지않는곳에 한국마트가 큰게 있더구나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관계로

이렇게 설명하는것이 잘 이해가 안될줄 안다

몇일만 있으면 엄마도 한국으로 돌아가니

돌아가서 사진으로 상세한 설명과 간단한 레시피 보낼터인즉 그리알아라

 

나중에 또하마

건강하게 잘 있거라

 

ㅡ 로이테에서 엄마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