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사랑 님사랑

돼지 국밥

셰난도우 2008. 1. 4. 10:49

25년전

깡촌으로 시집가서

한해 한명씩 두 시동생의 결혼..

 

촌동네 결혼 풍경

다 비슷비슷 하듯이

결혼식이야 도시에서 하지만

동네잔치는 거하게 다시 치뤄집니다

고로

재수없이 선택된 돼지 한마리는

큰 드럼통속에서 세상을 등져야 합니다

 

금방 삶아 건져올린 돼지고기를  

왕소금에 찍어먹는 맛은

시골이 아니고는 느끼지못할 진미였져

 

돼지삶은 다음날 새벽.

웃지못할 풍경은

옹기를 머리에 이고 동네아낙들이 줄줄이 들어서는겁니다

둘다 한겨울 결혼이였는지라

스케이트를 타도 될만큼 껑껑 열어붙은 돼지국물은

돌맹이질 당해 나누어 지더군여..

돼지국을 끓이려고 얻어간다네요..

 

지금도 이해가 안가는건

살찜 하나 없는 국물만,이였다는거 아닙니까

그후 친정에 가서 침을 튀기며 흉보기를 몇해

그러면서도

그 돼지국밥에 길들여 지는건

어쩔수 없는 남의집 맏며느리일수 밖에 없더라 이말입니다

 

"내일은 돼지국밥을 한번 끓여보시지~"

"돈벌어다 주는사람이 원하신다면 그래야지 머..."

다 압니다

자기가 먹고 싶은게 아니라 엄니생각에 그런다는거...

아들은 효자지만

며눌은 절대 효부가 아닙니다

 

 

돼지한마리 살 형편이 못되기에

수육용 삼겹살을 5토막을 삶았읍니다

국을 끓여야 하기에 강한향의 재료는 넣지않고

된장, 양파, 소주로만..

 

 

그냥 냉장고속 남은 야채들만으로 준비해봤읍니다

고추가루, 소금, 나중에 밀가루도 살살뿌려 버부려놓은 다음

 

 

 

수육

맛배기로 먹을동안 준비해둔 야채넣고 끓이기만 하면 됩니다

푹~ 오래동안 끓여야 제맛이 납니다

 

 

 

 

 

어찌 돼지국을...?

하시겠지만 이맛 장난아니게 맛납니다

 

25년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겨울나기 오시는 철새할머니

작년 설이었나봅니다

손큰뇨자 음식은 지천이었지만

돼지국을 장만했읍니다

아들눈에 뭔가를 원하는게 엿보였기 때문이였읍져..

 

한수져 드시고 에고 매버라~ 하시며 숫가락 뒷총으로 밀어내십디다

며눌이마 쌍주름과 동시에 눈섭 바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국을 거둡니다

나중에 나온아들 어! 엄마국은?

매워서 싫다시네...

아들 다시 엄마국을 떠오며

"엄마~ 보형엄마에겐 안통하니 제발 그러지마~"

 

이번 국. 또 매웠읍니다

상상에 맞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