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 임이
몇번의 신호음 뒤에
마당선생의 목소리가 들린다
또박또박
처녀적 관등성명을 대며.. 어부인 계시오?
반가움에 펄쩍뛴다 .
2년먼저 시집간 임이..
키가 내 어께만큼도 안된다
10남매중 끄트머리 아들인 체육선생과 맞선을 보면서
부모님을 모셔야 된다는 조건에
자식이라면 당연히 부모님을 모셔얍져..
정미소집 둘째딸..
늘 집안엔 머슴과 일꾼들로 법석거렸지만
포시랍게 자란것이
잠시 겁대가리를 상실
에지간히 겁했던 모양이다.
28년 전 어느날
면목동 깊은 골목 끝집
낡은 반양옥 만큼이나 편찮으신 시부모 모시며
모자라는 키에
턱만큼이나 오는 싱크대가 감당이 안되는지
시멘트 불록위에 달랑 올라서서 저녁밥을 짓고있었다
십수년 지나
서울로 옮겨오면서 찾은임이는
그후
마당선생이
사업을 한답시고
작은 임이가 아무리 용을써도
가세는 기울어져만 갔다한다
막내아들이
부모님을 모시는 까닦에
죄아닌 죄지은 형제들의 도움으로 근근히 살면서도
임이는 저소득 무의탁노인 도우미로 나섰고
임이의 응원요청에
가끔 차량봉사 지원을 하기도 했으나
좁아터진 골목엔
그당시 그리넓지않은 내차도 들어서지 못하기가 일쑤였다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몇해에 한번
연락만 하면 꼭 다녀갔다
5년전 어느날
불쑥 찾아온 임이..
밥도 시켜먹었을 만큼 시간을 아끼면서
그간의 이야기로 하루를 보낸후
아들은 제대했니?
내아들은 제대가 없어....
사고로 잃었다며
그제서야 주체할수없는 눈물을 흘렸다
말없이 둘은 펑펑 울었다
그리고 갑작스레 찾아온 만큼의 속도로 떠나갔다
네 이뇬
내가 연락안하면 죽을때 까지 안오지?
그러니깐 왔잖어...
몇차례 등짝을 얻어맞으면서도 웃는다
야...이국수 정말 시골생각난다.
몇년만에 모인 여자둘은
수십명이 모인듯 무궁무진한 화제로 끝이없었고
코스가 끝날즘 커피를 보고
벗고들어갈까..? 난그랴
커피맛 괜찮니.? 주는대로 먹으라메?
임이는
내가
히히낙낙 맛사냥 다닐때
불쌍한 노인들 씻고 닦았으며
고스톱게임 열나게 쓰리고 외칠때
책을 읽고있었다.
각기 다른 삶을 살고있으면서
우린 서로를 부러워한다
어릴때부터
생각 많고 속깊은 임이가 부러웠고
생각만으로 끝인 일을
서슴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나를
임이는 부러웠다 한다
조금더 풍족하고 덜풍족을 떠나서
어쩜
임이가 나보다 더 멋진 인생을 살고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삶이 여기서 끝나는건 아니니깐..
또 언제올껀데?
모르지....
버리면 죄받아...더줄거 없니?
작은키에 룩샥을 메고
너 너무벗어서 안디아 나오지마...
종종걸음으로 엘리베이터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내가 또 연락하지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