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있어

주절주절

셰난도우 2008. 12. 23. 10:31

 

간밤에

소리없이 내린눈으로

천지가

백색으로 디덮혔다

 

주부의 임무를 다하느라

아침마다

드라마를 봐왔었다

얽히고설키고 꼬아대고

불륜아니면 삼각관계..

지난주로 다 끊었다.

 

아침이

너무 한가롭다

음악이나..

지하철안에서

어찌나 감미롭던지

올드팝 씨디(136곡)를 샀었다

싼게 비지떡

음질이 영 아니다

허긴 만원에 8장이였으니..

몇차례 갈아치우다가

가곡을 걸어봤다

저것도 아니네..

 

커피폿에

물을 올려놓고나니

가스렌지 바닥에 지저분이 보인다

철수세미로 빡빡

한결 개운하다

미쳤다

두서없이 안절부절

뭐하자는건지.. 

머그잔에 촬촬 넘치는 커피

간들간들 들고 들어와 앉았다

 

쓰디쓰고

떨뜨름 했던 한해가

저물어간다

수많은 생각으로

밤잠을 설친다

솟구치는 분노와

이서운함의 실체는 무엇일까

 

겨울가뭄 만큼

메말라있는 마음

다스릴 재간(才幹)이 없다

멀어져간 형제들이 그립다

전화기를

수천번도 더 노려본다

내밀었던 손을 거둔다

내가

이리도 독한줄 몰랐다

 

전후사정 모르고

멀어져간 이웃이 안타깝다

햇살이 내리면

저 눈은 녹겠지만

굳게 닫힌 내마음은

열려지지가 않는다

 

일년만

딱 일년만

나가살고 돌아오자는

남자의 제의를 거절했다

많이 미안하지만

나 이미 이렇게 늙어버렸고

몸 또한 성치않으니

이대로,

마음가는대로

살고 싶을 뿐이다

식은커피

홀짝이며 

주절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