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며눌 일지

효자&효녀와 불량며눌

셰난도우 2009. 4. 26. 12:53

"서방도 없는데

아흔넘어 치매중증이신 시엄니캉 같이 지내라면

참 이쁠거야 그지...?"

"그게 당신 의무인데 어쩔껴

 일주일을 못참아서?"

"출장 다녀오면 엄마업고 출근할란가베.."

 

3월초

가정집같이 편안한 요양원에 모셨더니

우아 하고는 거리가 먼 촌 노인네를

닷새만에 더멋진곳으로 우겨서 옮겼다 

보통,

요양원이나 노인병원에 모시면

적응할 기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면회금지를 요청하는곳이 많다

그래도... 하면서

푼수떼기 효돌이 효순이 남매는 그새를 못참고

주일마다 가설랑 들쑤셔놓고 도망오길 몇차례

치매의 특성이 귀소본능

내집내집만 노래하신다며

며누리 황산 간 사이에

남매가 작당을 하여 

시골집으로 모셔다놓고 온지 두주째

 

어느 한밤중

뒷집 형님이 죽은쥐 파묻으려 뒷밭엘갔더니

울엄니 밭고랑에서 안방인냥 주무시고 계시더라나

지난 토요일

동창회 참석차 엄니댁으로 내려간 딸

온 동리를 홀라당 뒤집어 엄마찾길 몇시간만에

무너진 담아래 아랫집 뒷모퉁이 구석에 박혀

신음하고 계시더랜다

나중에 보니

아주 신발을 벗어놓으시고

방인줄알고 허공에 발을 내디딘거였다

헛것이 보인게지..

저녁 8시에 찾아 119로 병원으로 이송하고 난리법석

동창회 땡치고 서울로 모셔왔다

 

이리하여

울엄니 명줄은 또 이어졌고

치매끼는 한층 강도가 높아져

신발을 신은체로 집안을 저벅저벅.. 엄마!!!

야 이뇬아 딲으면 되지 니는 뭐할래?

창고방 뒤집어 눈만 빠꼼하게 내밀고 계시어

엄마..이게 머꼬..?

내가 안했다 저년들 저뒤에 숨는거 봐라?..끙

 

누님 동유럽 가신다며

당분간 자네가 맞아주게? 

아니 사고뭉탱이라 이르지나 말것이지

누구 죽는꼴 보고싶어요?

복지카드나 내놓고 가셔유

"몇일 견뎌보고

이번엔 아들도 딸도 못찾는 곳으로 모셔버릴테니 그리아세요" 

그래라 호호호..

 

엄니 모시려 갔더니

사촌형님 내외가 병문안차 와있었다

동서..내가 복지사 교육을 받았는데

치매노인은 그져 어린아이 다루듯 해야하고

이렇게 이렇게..작엄니~~하며

볼로 볼을 비벼대며 생바꾸통을 친다

어머..형님은 울엄니가 그렇게 좋으세요..

그럼 형님이 모셔주시면 되겠네요

 

시백모님 돌아가신지 십년쯤됐나...

허리를 다치셨는데

널판지로 복도처럼 만들어 방수비닐 덮어쒸우고

아래부분에 구멍뚫어 자동변기..

많이 먹으면 많이 싼다

새똥만큼 드시다가

입원한번 못하시고 돌아가신줄 내 다알거늘..

남의말 하기좋다

남부끄럽지 않은가

제아무리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어찌 그럴수가..

 

주말이라 꽉막힌 도로

빗길운전하는 사랑이

참 요긴할때 팔빠졌다..

엘리베이트안의 꼭잡은 모자의손

거울엔 두개의 며누리만 보인다

보소~

우리 아들 못봤능교?..끄응

 

이른아침

효자아들 닙본으로 출장 떠났다

사랑아 재밋나?

재미?

울엄니 빌려줄께

내재미 니가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