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에서의 마지막 동창회
내 나이 12살,
6학년 시절
모교의 60주년 기념식이 이었으니
백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그 모교가
매각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후
동창회를 모교에서 치루고 싶다는 회장의 전갈을 받고
요즘들어 부쩍 말썽을 이르키는 혈압과
한여름 뙤약볕이 두려워 많이 망서렸으나
에쿠스 조수좌석 이면 가겠니?
배려심 많은 보꺼이의 꼬들김에 못이기는척 따라나섰다.^^
보꺼이 각시가 싸보낸 음료와 사랑이표 옥수수로 아침을 때우며
막바지 휴가차량의 물결속에 끼어
뒷좌석 여인들의 수다판에 지루한줄도 모르게
조금 늦게나마 교문을 들어서니
폐교된 교정은 황량하기 짝이없고
예전엔 그리도 넓디넓게 느껴졌던 운동장은
무성한 풀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아마도 저 농구골대 자리엔 살구나무가 있었었지..
사라져 버린 살구나무에 얽힌사연을 떠올리며
동창생 반이 살구 따먹다가
내 아버지 박선생님께 들켜
살구를 입에물고 볼기짝 맞은아이,
아니면 한대 내리칠때 마다 "살구"라고 소리지르게 하시어
살구아야! 살구아야! 했었다며
교정을 들어서면서 부터 살구나무의 흔적부터 찾았다나?
5대 회장 대규의 세심한 노력끝에
은사님 찾기 운동
지병으로 계시거나,
행불이신 선생님,
이미 작고 하신 선생님,
아직도 왕성한 활동중이신 선생님은 행사차 불참
2학년 담임 김선생님 한분만 모시게 되었다고..
아련한 기억속의 옛스승님은
변함없이 고우셨고
엎디뎌 절하는 제자들을 향해 맞절로 답하시는 나의 스승님
녹쓴 철봉에 매달린 국기에 대한 경례!
한쪽 가슴에 뭉클함이 전해져 왔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잘자라 주었구나
고맙다 제자들아...
은퇴후, 평소 좋아하시던 미술 석사과정을 마치시고
전시회도 몇번이나 가지셨다는 자랑스러운 우리선생님
선생님.. 저 기억하세요...
이렇게 망가진 모습으로 나타나서 정말 죄송합니다..
뽀얀 너가 생각나는구나...아버님은 어머님은?
그래...그랬었구나....
1대회장 2대회장
3대회장 4대회장
5대회장 연임 인사
총무 감사
은사님의 노랫가락에 춤추는 제자들
열창의 도가니 속으로
우리의 선생님은 제자들이 불편해 할까
건강한 모습으로 또 만나자...!!
다음을 약속하시고 떠나가셨다..
선생님 건강하셔야 합니다..
마주 잡은 선생님의 손은 참으로 따스했다
아픈 수기가 모처럼만에
환하게 웃는다
금주령에
켄커피 마시고도 이렇게 망가질수 있다는 사실 ^^^^
내고향 지킴이
혜경,태수,영길,영경, 명규,께
고마움 전한다.
부산에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