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리운너

이런 딸도 있다

셰난도우 2010. 2. 3. 23:12

4년전 오늘,

성질만큼이나 유별나게 춥고

땅파기도 힘든날 

내엄마는 떠나셨다

 

두해전 부터

아버지 기제사에 합쳐서 제사를 모신다는 소리에

작은오빠가 서운하다며

엄마 살아생전 좋아하시던 음식 장만하여

간단히 기일을 보낸다 한다

 

출근하는 남자에게

퇴근해서 나 없으면 대구 작은빠네 간줄알어..

오늘따라 왜이리 추운지..

망서리고 망서리다 주져앉아

전화 몇통으로 때웠다

 

모해?

엄마 제사 갈까말까 하는중이야..

슬픔에 잠긴 목소리를 짜냈다

억수로 추운디 그냥 놀자야

이런 뇬들을 친구라고...

 

오랜만에 한판 붙어봐?

평소와는 달리 점심도 시켜먹었다

 

박선생 마누라 내엄마는

노름방 교장으로서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줄기차게 맞음바 임무에 충실하셨고

소문난 호구로서

재워주고, 먹여주고, 푼돈뜯기는 재미로 사셨다

 

절대 엄마를 닮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요즘 내가  하는짓을 보면

그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는것 같아 씁스름하다..

 

오늘 끌빨은

한마디로 펄펄 날았다

상한가 만원 해지

(아무리 잃어도 만원만 내는)

점당 백원짜리 판에서

피박, 광박, 포고, 까지 했으니...

에지간한 머리로는 계산도 못할 어마작작한 숫자다

 

엄마 기일에

엄마가 좋아하시던 놀이를 하고있었으니

작은딸뇬 돌아보려 오셨다가

아마도 뒷전에서 훈수를 두신듯 하다

이만한 효녀도 없지 암만...^^

 

 

그래서 집한채 마련했나구?

말짱 도루묵..

잃은 비율에 따라 오천원 회비적립

왼종일 뼈빠지게 따봤자 공놀음 했다는 혜택밖에 없다

다 닳아빠진 화톳장

동전 바구니도 아래는 헐창이 날 지경이다

 

 

 

 

퇴근시 울리는 전화

어! 안갔어? 

그냥 몸이좀 아파서...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지.. 좀있다가 내려와

또 밥 안했다

 

지금쯤 오빠네서 진지상 받고계실 울엄마

햐~ 고년

오늘 죽이데..

하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