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열나흘 일기
정월 열나흘..
한눈팔지 않고
앞만보고 걸었더니
워커힐 지나서야 친구가 보인다
보름나물 얻고싶으면 따라와라?
하루건너 만나는 아줌들 이지만
입은 잠시도 쉬지않는다
지난주 화제 한토막
간편한 복장이지만
아줌마 1. 호도과자 6, 곶감 4
아줌마 2. 쵸콜렛 4, 귤 4,
공용주차장 그늘막 아래 앉아
간식 까먹던 아줌들 눈에 포착된 사건
검은색 중형 승용차에서 내리는
한껏 멋을낸 40대 여인
저런 차림새로 운동을?
두쌍의 눈알이 여인을 쫒는다
차를 두고 주차장 밖으로..
아줌마 1. 저여자 다른차 타고 어디론가 갈테니 두고봐!
아줌마 2. 설마...
주차장 밖
대기중인 또 한대의 승용차 안으로 배시시 웃으며
엉덩이를 디밀더니 유유히 사라진다
거봐!!
우리 한탕할수 있겠다
우선 여인의 번호판 찍어놓고
얼마후면 돌아올까?
폼을보니 작정을 하고 나온 모양인디
언제올지 알고..
너무춥다 관두자
나 아줌마1,
추리 소설을 너무 읽은 탓인지
타고난 불량아줌인지
질투인지, 부러움인지..
나도 열심히 운동하면 저런차가 태우려 오려나...
여인천하 러브체인
오늘은 몰래 데이트 방법 하나와
어디선가 지켜보는 눈은 꼭 있으니
어설프게 장난치다간 쪽박차기 딱이란 충고
두가지 배웠제?
아줌 2.는 순 강원도산
봄이면 산나물 뜯어 냉동고에 차곡차곡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나물잔치를 벌이는 천상 여자다
카메라 저리 안 치우나!
너 걸거적 거릴거면 가서 잠이나 자
그래도 난
삶은 무 시래기 껍대기 벗기느라
잎사귀 반을 작살내기는 했지만
다 해놓은 뒤에 나타나
뽈따구가 터지도록 먹어대지도,
앉아서 갔다주면 먹어준다는 말은 안했다
들기름으로만 볶은
8가지 나물
콩나물은 없쓰?
흔한 콩나물은 너그 집에가서나 해먹으랜다
97년에 만나
피붙이 처럼 지내온 네여자
때론 쌈박질도 하지만
징하게 붙어다녔고
니일 내일 할것없이
바로 발벗고 나서주는 네여자
내일
또 싸울지도 모르지만
늙어 죽을때 까지 이렇게 살고자 한다
허긴
쌍피 하나 안 내준다고 판 엎어버리는
내 더런 성질만 고친다면
싸울일이 없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