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실홍실
말랑말랑하고
새하야며
상큼한 파우다 내음을 풍기는 아가를 안아들고
오늘하루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둘다 아들이여서 너 불쌍타~"
"어머~ 고모! 얘는 딸이야~"
"세상에~ 야를 누가 딸이라고 하겠니? 머리띠라도 하나하고 댕기렴~"
내게 천당티켓 받아들게해준 중매 3호 조카를
결혼식장에서 만나 주고받은 대화중 일부였다
한국최고 여자대학 교수가 되었다는 조카사위의 명함을 받아들고
얼마나 뿌듯했던지....
박사과정중 미국에서 잠시귀국 순박한 청년을
조카와 맺어주니 근간에 오가는 몇백몇천은 나와는 먼나라 이야기
장사들이 첫마수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도 알았다
15년 전 이였나보다
백만원 정도 물쓰듯이 써도좋다며
아래층 동갑네기 친구의 부탁으로
남편직장 직원 명단 하나하나 챙겨들고 엉터리 뚜쟁이가 되었다
어디보자~ 김박 이박..
세번째 만난 참신한 신입사원과 결혼말이 오가면서
아래층 친구가 하는말
"울멈마가 그러는데 내가 여자쪽 자기는 남자쪽이래~"
그 한마디에 백만원이 물건너간 순간이였다
뒷간 갈때와 나올때 라는말 실감
고맙다는 인삿말과 얇은 봉투하나와 신혼여행 귤한박스 받아들고도
어린마음에 아주 행복했었다
그로부터 송년회등 회사모임땐
내곁에 총각들이 다닥다닥 붙어앉는
행운도 함께하였으며
과년한 여식가진 엄마들의 우아한 식사 오다가 쇄도하였다
요즘 아이들
소개해주면 연애 비스무리 하게 오래사귀다가
소리소문없이 결혼해버리는 커플도 있고..
중매쟁이 서운하게 하면 안좋다는데...
혼자 궁시렁거리며 서운해하는 마음조차
재미있고 예쁘게만 보이던 "처음처럼"(내가 즐겨마시는술)의
나의 마음조차 퇴색되어가는것 같아
우아~하고 품위있게 늙어가고자
모든걸 접고말았다
그래도 가끔
풍문에 잘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것만으로 난 아주 행복하다
내가 맺어준 몇몇 젊은이들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진심으로 빌고싶다.
중매 세번이면 천당간다지?
그럼 난 우리신랑도 댈고가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