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
아침 9시 쯤이면
전화기 통채 뽑아서
살금 살금 눈치보며 아들의 빈방으로 사라지는 남자..
수상 수상~~
어라?
몇번째 모른체 했두만 계속이다
죽은듯이 자는척 하다가
귀를 문틈에 들이댔다
창문쪽으로 돌아앉아서 소곤소곤?
날카로운 안테나를 쭈~~욱 세웠다
영어다!
낮은소리에 단어하나 못잡아내고 물러났다.
허긴 들린다해도 소용없다. 쩝..
한 30분후 상기된 얼굴로 나온다
오늘은 걍 못지나가지...
"이실직고혀~맞고할래 그냥할래?"
"당신만큼 배짱좋은 여자도 없을거다"
20년넘게 영어공부좀 하라 노래를 했으면
바우라도 기초정도는 익혔을게다
바우놈은 영원한 나으 라이벌이다. 쓰~~
걱정 허덜마러~
몇해전 친구들과 자유여행중
기내 앞좌석 댓빵큰 외국남자가 의자를 뒤로재끼고앉아
친구뇬 숨도 못쉬고 쩔쩔맨다
단순무식 용감한 사랑이
덩치의 어깨 톡톡치며 "익스큐즈미~ 땡겨땡겨~"
더이상 무슨말이 필요한가?
바로 성공했다
시드니 동생뇬이
언니야 참말로 너무한다
제발 공부좀 해라~
잘난체는..
이뇬아 내가 20년 이곳에 살았으면 아마도 노고지리가 되었을게다~끙
내남자는
출장시 성질머리 더럽고 뚱뚱한 이 마누라를 꼭 달고다닌다
젊으시절 회의나 세미나중엔
벼라별 우스깡스러운짓 다하며 혼자다녀도 하나도 안무서웠는데
이젠 내늙어 용기가 나질않는다
아들놈
공부하고오면 나으 오른팔이 되어줄거고
구박은 좀 받겠으나 남푠따라 다니면 될거고
답답하면 지들이 한국어 배우겠지뭐...
6월초 회의차 홍콩행 또 따라 간다
나랑은 놀아줄 시간없다며 알아서하란다
국제망신살 뻣쳤으나 깐꺼 또 도전해봐야지뭐...
참.
아들방에서 누구랑 속삭였냐구?
외국사람이랑 하루에 20분씩 전화회화 공부중이였단다
늙어가면서도 공부해야하는 남자
불쌍한 남자.
고마운 내남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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