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쪽으로
단한분 생존해 계신
작년에 여든넘기신 외삼촌
여느자식보다 편하다시며 자주 찾으시니
다정도 병이련가
솔직하자면
더러는 귀찮을때도 있지만
푸성귀 투성이의 밥상을 받으시고도
우리엄마 손맛이 이러했지...하신다
큰누님이신 내엄마를
지독히도 좋아하셨으며
귀하디 귀하게 자란 누님이
공무원 남편에
줄줄이 달린 자식하며
그닥 풍족하지 못함을 애타하셨고
먼 기억속의 내엄마는
알게 모르게 친정을 드나들며
크고작은 문제를 해결
그중에도 막내외삼촌의 덕을 톡톡히 본듯했다
내엄마 별세하신지 어언3년,
외갓집 사랑 듬뿍 받고자란 내언니 내오빠
그 고마움 잊었는가
다들 지잘났지..
끄트머리에서 둘째인
있으나 마나한 나
삼촌 다녀가시고 나면
경대서랍 하얀봉투 후~불며
흡족해 하시던 내엄마 모습 잊을수가 없기에
오늘도 동동걸음치며 마트로 향했다
쇠고기 갈아 들깨피 듬북넣어 미역국끓이고
부추 한웅큼 씻어 날콩가루 화장시켜
참기름 간장에 다부작 다부작
쪄서 말린 고추튀겨 양념장 곁들이고
냉장고속 각종 김치랑 밑반찬 두어가지
단조로운 완전 시골밥상 앞에두고
강남 노신사
감격에 눈물적신다
"추석에 철이네는 다녀갔어요?"
"왠걸..."
"올케는 그렇다 치고 아들이 그러면 쓰나..?"
"그래서 그넘이 더 미워..."
부모가 돈이 많아도 탈이다
수억 챙기고도 욕심이 목구녕까지 차
호시탐탐 노리기에 지쳤나
남보다 못한 자식이야기에 분노하신다
"삼촌같은 시아버지 계신다면 업고다닐텐데..."
한적한 동구능
삼촌의 뒷모습에 쓸쓸함이 깊이 배여나오는듯 하다
"이렇게 편안하게 쉬어갈수있는 너가있어서 참 행복하다..."
양념장 너무 맛있었다 나 주련?
맛있게 드시는
얼갈이 김치 한보시기와 양념장 싸드리니
"어디가서 단 몇시간도 머물지 못하는
너희 외삼촌께서
너만 보면 저렇게 좋아하신다
너는 외삼촌 돌아가셔도 울지않아도 되..."
그림자 처럼 따라다니시는 일등 수행비서 외숙모
노부부의 황혼길
부디 건강하시길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