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
부산발 고속버스가
터미널을 들어섰고
멀리서 날 기다리는
퍽이나 작아보이는 수기가 보였다
가슴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리더구나
다크써클이 짙게 드리워진 내친구 수기..
병색이 두드러져 보여
아팟다 많이..
썬글라스를 쒸웠다
그래도 예전같지는 않지?
자랑을 했다
남편의 문자들을....
항암치료중
빠진 머리가
요만큼이나마 자랐기에
너 만날 용기를 가졌다고..
수기를 기다리느라
늦은점심
멸치볶음 하나만의 간식을 빼앗겼다
수기는
추위를 몹시도 탓다
그만큼 약해졌다는 증거겠지..?
두터운 옷으로 다닥다닥 중무장시켜
동대문 시장으로 갔다
일년전 날벼락에
갑자기 접어야만 했던 샵
정리할게 많더구나..
나 또한
션찮은것이
수기의 웃는 모습이 보고파
남은천으로 급하게
여름옷 한벌을 지었다
수기가 웃었다
수기가 쇼를 한다
수기와
지새운 하룻밤
이렇게 좋은것을 왜그리 바쁘게만 살았을꼬....
거봐!
진작 그만하랬잖어...
어제 오후
동대구를 출발한
수니를 받았다
여우하고는 살아도 곰하고는 못산다?
정미소집 딸
미련곰탱이 수니
여전히 디둑디둑 오동통..
갑자기 연락받은 친구들이 모였다
문디들..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상상이 가지?
조신한척
옆룸에 신경쓰느라 주글뻔했다
반갑다 친구여
제발 아프지만 마러...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만나자
보꺼이가 수기를 안고
이렇게 웃어봐..
오밤중에
한쪽다리가 짧아 잘숙잘숙 져는남자
수니의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담이 걸려 허리가 아프다?
새벽2시에 와라?
사랑한다며
장문의 편지를 날린
수기남편의 문자와
오밤중에 호출하는
수니남편을 비교하며
성한다리 마져 못쓰게 만들어 놓아라 ^*
20년 만치 웃었다.
죽도록 웃었다.
다시 오나봐라 할만큼 웃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먹자
그래야만
부담스럽지 않게 드나들수 있잖겠니?
차비도
각자가 부담하자
나 부산가면 신경쓸까봐...
진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