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쌈박질도 에지간히 하면서 오래도 살았다
왜 남자들은 자기집 이야기만 나오면
이성을 잃는지 모르겠다
사실 입으로만 효자지
일은 여자들이 다하는데...
스믈일곱 막바지 세일기간
제주도 신혼여행을 다녀오니
설 전날이었지 아마…
시골 맏며느리 행여 누가 흉볼세라
두달만 시골에 지내다가 분가 하라 하셔서
가로 눕혀진 장농 바라보며
낮설고 무서운 시골 땅에서
울며 지샌 밤이 얼마였는지 모른다
두달후 4월
신랑따라 가라는 명령에
뛸듯이 기뻐했고
며느리 이사떡 준비하시나 했더니
2월 초하루(그동네는 명절로 여겼다)
먹다남은 장작께비 같이 굳은
곱팡이 투성이의 송기떡을 살얼음낀 물에
철 수세미로 고물울 북북 딱아 내시곤
한소큼 뜸 들여서 새 고물로 화장시켜
한 소쿠리 담아주셨다
도착하기도 전에 변해서 하나도 안먹고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지만..
작년가을 황매산 철죽제에 갔다가
고장의 명물 송기떡! 하는 현수막을 보니
그때 그 송기떡 생각에
처다보기도 싫었다
그믐 전날이 시어머니 생신이라 하여
천방지축 새댁은 다행으로 여기며
몇 년을 그런줄로만 알고
아이 업고 갖은 음식 장만하여
무거운 짐 질질 끌고
눈물을 질금 질금 흘리면서 시골로 향했었다
몇년후 뒷집 종갓댁 형님왈~
자네는 왜 하루전날 생신을 하나?
그때 내 남자의 회사는
설 전날부터 휴무였다
퇴근후 함께가서 생신 차려드리기 딱 좋을것을
며느리 하루라도 일찍오라 거짓말로
그믐전날이 생신이라고 속인것이였다
그때일을
작년에서야 분통을 터트리며 속내를 알렸다
도대체 엄니는 정확한 생신이 언제여요?
아시기나 하세요?
내가 머 아는게 있나 하신다..쩝
부자라 했다
부자? 조~오치...
왠걸...
촌부자 일부자
농사는 다 남주고 두분이서 논 몇마지기
재미삼아 벼 심는다고 하시고선
모내기 하신다고 오라는 전걸를 보내셨다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건
재미로 하루에 몇줄씩 심으시면 될것을
아이딸린 며느리는 왜 부르시는지..
24년전 이맘때 였나보다
새내기가 뭘 알까
추석선물과 금일봉 두둑히 넣어 드렸더니
시장 다녀오신 아버님께서 수돗가에 던져놓으신 동태는
다 녹아 흐물흐물..
나물이라고 해오신 어머님
아이 머리통만한 기형으로 생긴 씨받이 늙은 가지와
조막만한 무우가 달린 열무 한소쿠리 였으니..
이번 추석엔 옛생각에
가지와 열무삶아 재현을 해봤다
이상도 하지..
예전엔 그렇게도 이상스럽던 그 나물들이
추억으로 내몰며
인기 짱 짱이었다
기본으로 비빔밥을 두그릇씩 해치웠고
너무 잘 먹었다는 인사를 몇번이나 받았다
월요일 이면 아버님 기제서 널이다
몇해전 피나는 노력끝에 모셔왔다
제사 준비라곤 무거운 스텐 숟가락
목아지를 짚으로 묽어 던져주시는게 다시면서
큰아들을 포함한 서울 3남매를
10시간씩 지친 시골로 불러들이셨다
이유인 즉은
제사라도 당신이 맞아 계셔야 자주올것아니냐
머 이런 뜻이셨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