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으로는
한없이 평온해보이는 집안이지만
사방에서 전해오는
랭랭한 기운..
전기히터 앞에 오도커니 앉아
몇일간의 일들을 정리해본다
문제는 자전거..
저가도 아닌 멀쩡한 자전거를 두고
또다시 등장한
예의 숨겨놓은 자전거 사건으로
개거품을 물고 다겨들었었지만
만년 봉급쟁이로서
일개미 처럼 살아온 남자
술,담배도 안하는 남자의 취미생활
고작해서 자전거 하나 게비하겠다는데...
주위의 권고도 있고 해서
마음을 비우고 그냥 눈감아 주려했다
당신자전거..
점검상 한번씩 타본결과 너무 힘들어
당신한테 너무 미안하더라
하여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있다?
지금의 꼬맹이자전거도 버거워
어느 구덩이에 쳐박힐지 몰라 노심초사하며
행여 민폐끼칠까
저멀리서 다가오는 자동차만 봐도
기절초풍을 하며 좌우로 넘어지기 일쑤
나에게서 자전거란,
마음 내킬때 바람쏘이려..
한강변 피크닉 정도의 용도밖엔 필요치 않으며
함께하길 원한다 싶을시
눈칫껏 남자의 기분맞추고자 몰고나가는
기구 더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택배로 도착한 박스속
삼각대 모양의 쇠뭉치는 자전거 대(?)
저거 뭐할라고요..?
당신자전거 타기편하게 고쳐주려고..
그런줄로만 알았다
꼭두새벽에
뚱땅뚱땅 왔다리 갔다리
휘발류 냄새 진동..
도데체 살수가 있나...
눈을 비비며 나가보니 꼬맹이는 뒷전
종전 남자의 큰자전거가 분리되고있다
수상쩍어
혹..저 자전거 나 주려고?
피가 솟구치고
환장할것 같다
꽁꽁 얼어가는 이마당에
바퀴 높이만 생각해도 벌벌 떨리는데
적어도
나에게 관한것 만이라도 의논좀 해주면 안돼는 걸까?
소리소문 없이 죽어줬으면 하는건가?
진심을 몰라주고
왜 이다지 공격적이며
싸움닭처럼 달겨드냐고?
내가 아니라는데..
내가 됐다는데..
노땡큐 라는데..
자랑질로 보이나?
양양이 까는것 처럼 보이나?
당부컨데
그렇담
다시는 클릭도 하지말고
얼씬도 하지말라.
몇주전
아들 장가보낸 안나가
며눌아기 자랑질 하고싶은지 초대문자를 날렸다
맘도 어수선하고
술도 고프고..
서울 끄트머리까지지만
흔쾌히 달려갔다
결혼식장에서 부채질을 해대던 안나는
갑작스런 추위가 반가운듯 얼굴이 활짝 폈다
술과
고기먹고 찾아나선 산사
안나라는 영세명이 무색할만큼
가는족족 합장을 해대는 안나
나만큼이나 나이롱이다
검색당하면 욕먹을까
사진으로 대신하자
세번인가...?
아니다 네댓번...
서방님 전화받느라 정신없는 뇨자가 있었으니
과연 그여인은
뭘 더 바라며 저리도 빌었을까..?
하이 안나!
사은품 티슈커버
어느시기에, 어느경로를 통하든 꼭 주겠다던 약속
늦었지만 지켰소이다
이제
개미님과, 네델란드 미니만 남았다
먼저보는넘이 임자인 우리집.
언제가 될지모르지만
절대로 손타지 않게
보관함에 간직하고있으니
기다리삼.
버스길은
참으로 멀었다
환승버스 기다리던중
"집에서 밥먹을거요.."
예고없이 들어오면
여기는 식당이 아닙니다..
절대 밥 못 얻어먹는줄 알기에
퇴근전 연락은 필수다
나..
안나만나고 들어가는 중인데
어여가서 준비할께요..
저녁 해결하고 들어갈테니
천천히 조심해서 와요
문디...
이렇게 속고
저렇게 속고
또 얼마나
속으며 살아가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