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엄마 ..
병원에서 울면 어떡해요...
괜찮다 ..
병원에서는 아무리 울어도
누가 많이 아파서 그러려니 할꺼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도록 울었다
너무 속상해서,
너무 어쩌구니가 없어서..
2005년 뇌종양 수술받은
조카(막내시동생 아들)녀석이
신검을 앞두고 병무청 제출서류도 뗄겸
정기검진날이기도 하여
큰엄마를 찾아왔다
7시 MRI 촬영
9시40분 주치의와의 면담시간 전에
금식한 아이 늦은 아침을 먹인후
접수대로 향했다
XX이 왔읍니다
일단 보고부터 하고..
신경외가..쪽에서도 뇌종양 전문닥터 진료실 앞은
환자도 보호자도 그늘진 모습들이 많다
앞서 면담한 보호자와 상담중인 간호사가
다음 스케즐을 잡기도 하고
질문을 주고받느라 매우 분주한것 같기에
좁은 난간에 앉아 기다는던중
XX님 들어가세요..
깜짝 놀라
언니..
XX이 신검 소견서 떼야하는데요...
여태 뭐하다가 이제사 그런말을 하냐며
짜증스럽게 묻는다
아니 우리에게 말할 기회라도 줬나요..?
진료실 안으로 들어서는데
누구들으라는 소린지
뒤에서 또 재탕을 하고있다
아무말 못하고 기다린건
맹세코 배려심 이였었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수 없는 상황
나..다 들리거든..
늦은 오후라면
환자들에게 시달려 짜증이 날만도 하겠지만
겨우 두세명 안팍이었을텐데
저렇듯 무례할수가..
몇일전
녀석이 감기가 들어
집앞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머리에 이상물질이 발견되었다며
큰병원으로 가보라 ..
완전 겁에 질려 있는 녀석을 다둑여
주치의 앞에 앉은 큰엄마
95% 재발 가능성 없다하여
1년만에 검진 받으려 왔는터라
질문이 많을수 밖에..
큰엄마가
뭣이 그리 궁금하냐는 식으로 말문을 막는다
..................
그래..엄마도 아닌사람이 왜 나서서..
눈물이 왈칵 치민다
선생님...
세살부터 어미없이 자란 아이
첨부터 따라다녔던 큰엄마였고
아직은 어린애 같은 저아이
제가 아니면 누가 물어요?
그리고 아무말 못했다
아니 안했다
더이상 무슨말을 했다가는
터져버릴것 같아서..
잠시 침묵후
미안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속내는 갈기갈기 찢겨진 후였으니..
환자 개인사정 일일이 기억할수 없다는바 모르지 않는데..
그러나,
좀더 다른표현으로 말해주면 좋으련만..
뇌종양 환자라
현역입대는 불가능 할것같고
공익 아니면 면제 될것 같은데
뒷바라지 해줄 어미도 없으니
출퇴근 하는 공익이라면
차라리 현역보다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젯밤도
녀석은 늦도록 노트북과 씨름을 한것 같은데
병무청 제출서류 정도는 알아두는게 상식이거늘
아무런 준비도 없이 뭐하자는 것인지..
도데체 개념이 없다
큰애비에게 검색요청해서
이리뛰고 저리뛰어 해결하고나니
온몸에 진이 다 빠진듯하다
이젠
큰엄마질도 사표내고싶다
난..
내 일이든
남의 일이든
더 이상
울고싶지 않다
'나는 살아있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오는 한강 (0) | 2011.03.26 |
---|---|
고달팟던 반장 1년 (0) | 2011.02.22 |
영양가 있게 살자 (2) (0) | 2011.02.16 |
영양가 있게 살자 (1) (0) | 2011.02.14 |
집나간 명절 (2) (0) | 2011.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