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시장엘 다냐와야 합니다
전화가 왔읍디다..
부탁이라고..허락할거지? 하며..
이미 다 저질러놓고 통보하는거 압니다
오래전부터 그리해왔으니깐요..
누님의 몸상태가 많이 안좋으시답니다
가족중 가장 애살이 많으시며
이 올케를 친자매처럼 아껴주시는 분입니다
구순노모가 유일하게 의지하시는 막내딸이시기도 하지요..
맏이는 죄인입니다..
세상에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그남자의 아내인 죄 하나만으로..
처분하기 아까워 허드렛일에 사용하려고 두고온 헌 승용차를
종합보험에 추가가입 (아무나 사용할수있게)
장농면허 소지자인 매형에게 연수시켜 드리고 쓰시라고..
뭐라할수있겠읍니까?
오케이 했지만 어쩔수없는 아낙인지라 심사가 뒤틀립니다
내일 새벽 시댁으로 떠납니다..
누님의 요양행 동행함이지요...
두대의 승용차가 나란히...(시누, 올케)(처남, 매부)
시골길에서 도로연수 시켜드리고 두고온답니다
자동차세, 보험료, 휘발류, 동행료...
안 아까운 여자 있겠읍니까?
차라리 그냥 드리면 될텐데..
그래도 그냥 드렸다기 보담은 빌려드렸다 하고싶은게지요..
보형이 유학보내고
중늙은이 둘이서 살면 눈하나 치켜뜰일 없을줄 알았읍니다..
25년을 철새처럼 겨우내 계시다가 춘삼월 꽃이피면 떠나심에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며 살았읍니다..봄을 기다리며..
시누님의 도움도 많이 있었기에 한결 가벼웠지만은요..
년초에 엄니와 용문사엘 다녀왔읍져
오가는 길손들의 소근대는소리..
장모일게야...
이런세상입니다...
사실 아파트 생활 어르신들에겐 생지옥입니다
용돈도 줄겸 아들에게 할머니와 산책한번에 만원씩준다고 약속을 하더군여
울엄니 엄청 농땡이십니다 자식들도 늙은공주라 할만큼..
연세가 연세인만큼?
아닙니다..제가 어제오늘 시집온게 아니잖아여..
집앞 돌팍까지 가시면 옴짝달싹도 안하십니다..
한번 내려갔다가오믄 만원벌고 시간이야 짧을수록 좋은거
울 아들만 땡 잡는셈이져..
날씨탓인지...
떠나가신 엄마가 뼈져리게 그리운 아침..
시장나갈 채비하면서 궁시렁 궁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