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의 Photo diary

단체 여행

어떤휴가 1

셰난도우 2008. 8. 17. 12:07

25년전,

사랑이 시집가는 전날에

실갱이도 한번 못해보고 달랑 들려들어온

세명의 약골 함진아비중 한사람

그 말단공무원이

5월초

남쪽지방 모 지청장으로 발령을 받았고

송별회 자리에서는 

사랑이의 혹독한 교육도 받았다

 

어마어마한

시골갑부의 아들로서

고생모르고 자라온티가 몸에배인 그는

새마을틱한 외모와는 달리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

한마디로 안하무인(人) 그 자체였으며

내남자外

제일 싸움을 많이한 남자이기도 하다

그만큼 편하고 만만하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의 초대를 받고

반나절 휴가까지 써가며 버스에 올랐다

중간 휴게소에서부터 애띤 엄마의 아가를 받아안고

2시간 동안의 행복..

 

 

블가리 향이 몰씬몰씬 나는 아가는

펑퍼짐한 가슴에 안겨 잠에서 깨어날줄 모른다

 

병원에 다녀가는길이란다

무슨병인지 묻고싶지않다

남몰래 엄지성호로 아가의 무탈을 빌었다.

 

행사가 늦게끝날것 같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중앙시장 진주비빔밥집을 찾았다

날것을 먹지않는 내남자

40점?

육회를 걷어내니 뭔맛이 나겠는가

미안하지만 솔직히 나또한 별맛 못느꼈다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며

고딩때

그친구의 집에갔다가 밤이되었다 한다

우연히 옆방 신혼부부의 소리를 엿듣게 되었고

다 죽어가는 색시의 소리에

많이아파? 걱정스러운 신랑의 목소리

색시가 이어받아 괜찮아 사정봐주지마 하더라나?

하루에 몇마디도 잘안하는 내남자

지루하다 성질부릴까봐

별희안한 소릴 다한다

사랑이 여기서 죽는구나 했다.

 

친구가 도착을 알린다.

또 죽을뻔했다

난 지청장쯤 되면

삐까뻔쩍한 기사딸린 관용차를 기대했었다

소나 탄다는 구형차에 매뉴얼이라 시동까지 꺼트린다

여보십시다. 지청장님

사랑이 가다 다 부러지것소 쩍팔리게 이게머요?

 

터미널로 가서

뒤따라 내려온 어부인 픽업

찬바람 싫어.. 에어컨 꺼요 한다

세번째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5월에 배째고 병원에서 아이스크림 먹은 사랑이

6월에 자연분만하고 더위에 몸조리 망친 어부인

관사에 에어컨 없으면

나 여기서 내려주소 집에 갈라요

거실 에어컨 맘대로 틀게해준다는 약속 미리받고서야 따라나섰다.  

 

지청장의 관사라는게

코딱지 만한 아파트라

안방곁에 붙어있는 화장실은

물을 좔좔 틀어놓아야

겨우 민망스럽지 않게 볼일을 볼수있고..끄응 

 

동트기전,

누군가 했더니 살금살금 아침밥 준비하는 지청장

친구를 깨워 연습장으로 향한다

 

도대체 일어날 기미도 안보이는 안주인

홀애비생활

다림질이 불편사항1호라는 말을 들었기에

졸지에 무수리로 변한 사랑이

밥값으로 다림질을 했다 

 

 

 

 

내남자 

당신이 머 중전인줄 알아? 했었다

이집?

한술더떠 대왕대비마마다..쩝

남자밥 앉아서 받아먹으니 참말로 꿀맛이다

 

어디가 가고싶어요?

가만 보니 여기서는 내가 대장인 모양이다. 뿌듯..

통영 미륵도 쪽 볼거리와 맛집을 찾아볼 생각이었으나

몇번 다녀온 곳을 바보아니야? 한다

생각없이 따라만 다녔더니 쫑코만 먹었다

 

남해쪽으로 향했다

(창선 삼천포대교)

좀 조신하게 나오게 찍어봐요..했더니

다 벗어놓고 뭘 바라요? 한다.. ㅋ 

 

 

 

 

 

창선면이랬나?

공룡발자욱화석이 있다는 곳을 지나니

이리보고 저리봐도 고사리 천지다

능선을 몇개나 넘어도 고사리만 보인다 

 

 

 

(원시어업죽방렴) 

 

 

다랭이 마을을 찾기전

길길길~~

지청장의 고물딱지 차가

그리 높지도 않은  언덕을 뒷걸음을 친다

에어컨을 끄고 창밖의 해풍를 느껴보란다

이게 미풍 해풍이요? 온풍이지..

 

미끈등 미끈등

등줄기에 땀이 질질 흐른다

말없이 한참을 가다가

용서해줄께요...

내가 그리도 가고팟던 다랭이 마을도 대려다 준다는데...

하이고 감계무량 하모니다...

 

 

 

 

 

가다가 배가고프면

남해시장쪽 샤브칼국수를 먹어라

뜻하지 않은 맛을 찾으리.. 

 

 

 

남해대교 

 

 

난 여짓

내남자의 근무처는 단한번도 구경못했다

하지만

그이가 진짜 지청장인지는 

꼭 확인하고 싶었다

폼나게 찍힌 사진들에는 엄숙한 표정마져 감돈다

허걱 진짜맞네...

 

 

텃밭구경도 시켜준다지만

잡초투성이 모기밭이나 다름없다

중전은 앉아계시오...

에게게...저걸 수박농사 지었다고 툭 던진다

 

 

하루종일

끌려다닌것만 해도 죽을지경인데

운동시간이란다

유서깊은 저수지라는데

한시간 씩이나 발바닥에 불이나도록 걸었다

 

 

예의 수박을 잡았다

살찜보다 씨가 더 많았다는 사실...

 

 

커피타임

사약사발을 받은 느낌이었다 

 

 

 

하루동안 2번째 세탁기를 돌리고 혼나다가 못해

손빨래를 해서넌다 

부지런한 지청장과

배짱이같이 빈둥대는 내남자가 비교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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