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긴~여름
막마지 연휴맞아 효도차원에서 찾아간 시엄니댁
아흔이 다되신 엄니는 고맙게도 그 연세에 홀로 시골에 계신다
몇해전 분통같이 새단장한 집이건만,
들어서기 무섭게 부엌으로 향해야하는 농땡이 맏며눌에게는
불한증막 같은 남쪽지방의 무더위에 반 넔이 나갈것만 같았다
나이먹어 늘어 가는건 짱구돌리기..
지친밤 지새기 전에 나들이 준비부터 했다.
뒷집엔
그옛날 꽤나 괜찮은집 17대 종가의 맏며눌로 시집와
다 기울어져 명분만 있는 종가를 겨우 지탱하며
입에 다 담을수없는 고생으로 한세월 보내신 큰댁 맏형님이 계신다
이참에 형님도 동행하자 한시간을 꼬들겨 성공했다.
20년 넘게 큰댁을 드나들며 얼마나 안타까워 했었는데...
우선 가까운 시골장터 찾아가
엄니와 형님 가벼운 슬리퍼 한켤레씩 사담고
미안해 하실까 내것도 하나샀다며 느스레를 떨었다.
발길따라 찾아나선 전라도지방.
맨처음 도착지 소쇄원
입장객과 싸움판이 벌어저
그 틈새를 이용하여 무리들 사이에 끼어 공짜로 들어간 횡재도...
500년전 선비의 정원이란다
상세히 설명해주신 어느 어르신을 만난 행운도 누렸다.
담양까지 갔으니 대나무 박물관 그냥 지나칠수없어
통대나무 발운동기구 하나 사고나니 배가 아우성을 친다.
때늦은 점심시간
전라지방 음식찾아 백양사를 향했다
(17년전 두아들을 데리고 백양사앞 어느 식당을 찾았을때
좀 민망스러웠으나 너무 어린아이들이라 4명에 2인분, 공기밥 둘 추가하니
서운한 기색이 살짝 지나간다
밥상을 받고나서의 놀라움은 아직도 생생하다
정갈하게 차려진 헤아릴수없는 반찬수와 색다른 맛들이....
계산하면서 너무나 잘먹었노라는 인삿말과 함께 4인분 금액을 치루겠노라했더니
다들 그렇게 시킨다며 극구 사양하던 훈훈한 인심의 기억을 찾아)
오랜 시간이 지난지라 그 식당의 흔적은 찾을수없었지만
맛깔스럽고 거~한 밥상은 여전하여
두 노인에게 사랑받기는 충분했다.
물반 고기반 연못을 지나
지극정성으로 불공드리고
너무 길다 음악한곡 듣고 쉬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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