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의 Photo diary

불량며눌 일지

요양원의 하루

셰난도우 2010. 6. 27. 15:47

지난달 부터 

식음을 전패하시고

이틀은 기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시던 92세 엄니

 

마음의 준비를 하자 하여

모든 일정 접고

여차하면 달려나갈 채비를 갖추고

대기상태에 들어갔었다

큰딸, 작은아들, 마지막 인사차 다녀가기 까지...

 

요양원에서 모셔와

지극정성으로 돌본 작은딸 덕분에

원기를 회복하신 울엄니

이래서 딸은 꼭 있어야 한다 하나보다.. 

 

다시 요양원으로 모신지 삼주

옷을 챙겨입는 남자

어디가?

엄마한테..

누구랑?

혼자.. 

나는?

같이 가면 좋지..

밥 사줄거야?

 

눈빛이 달라진다

아마도 강요하지 말자 의논을 한듯하다

엄니가 백세를 넘기셔도 

당신 귀찮게 한적 있어?

할말 없게할 심산인게지..

 

마트부터 들려

남자는,

부지런히 엄마 간식거리만 주워담고

여자는, 

곧 귀국할 아들이 좋아할 먹거리 찾아 분주하다

계산대에 올려진 물건들을 보면

완전 편이 갈라져 있어 참으로 볼만하다

 

적당히 길러도

오로지 엄니 건강만 생각하는 아들을 가진 노모와,

부모들이 얼마나 노심초사 하고 있을지

알기나 하는지 모를 아들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중늙은 여자,

과연,

이 두 여인중 누구의 삶이 더 성공적일까...?

 

백기를 들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나

아무리 시대가 다르다 할지라도

절대 기대하지는 않지만

저리도 효자인 애비를 봐온 자식이니

효자밑에 효자난다는 옛말을 믿어볼수 밖에...

 

엄니는

요양원 입소하실때 보다

다소 쇠약해 지시기는 하셨으나

정신은 매우 맑아지신듯

질부라고 억지를 쓰시던 뚱띠 며느리도 알아보신다 

 

 

요양원에는

원장인 어머니를 도와

요양원을 꾸려나가는 딸래미 부부가 있다

가끔 이기는 하나

지켜본지 근 일년

불편하신 어르신들 손 발톱까지 깍아드리며

가식이라곤 찾아볼수 없을만큼 돌봐드리는 천사부부

친손녀 인들 저리할까...?

 

천사부부에게 태어난 천사2세

큰 가슴에 푹 파묻혀 깨어날줄 모른다

원없이 아가를 품어 보았다

오늘이 백일이랬지...

건강히 잘 자라라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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