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의 Photo diary

가끔 그리운너

외숙의 미소

셰난도우 2011. 7. 31. 18:26

외삼춘~~!!

오실려면 이서방 출장가기전에 오세여...

 

83세 숙부님은

외측으로 유일하게 생존중이신

내 엄마의 막내동생

하루라도

규칙에 어긋나면 어디 덧나시나?

토요일은

목욕탕 가시는날이기도 하거니와

이서방 보기에 미안해서 일요일에나 가마셨다. 

 

동트기전,

비몽사몽 공항리무진 태워보내고

다시금 이불속으로 기어들어 단잠에 빠져드니

외숙 맞이할 걱정에 밥짓는 꿈까지...

 

"이제 들어가요...

올때까지 잘 지내고 삼촌과 좋은시간 보내..."

문자한통 남겨놓고 남자는 날아갔고,

하늘은 심퉁을 부리고 있고,

내심 다음에 오신다 할까하는 기대감에

전화를 돌려본다

"외숙모..

이 빗속에 꼭 가야만 하나..

부담감에 행여 고심하고 계시나 해서요..."

"별소릴 다 한다

너는 우리에게 특별한 존재니라.."

정신이 번쩍 드는것과 동시에

냉장고 사냥에 들어갔다.

 

28년차 주부로서

겁 없기로는 으뜸,

손빠르기로도 유명한 사랑아줌.

일단 배추 몇닢부터 기절시켜놓고

차례대로 가지 쪄서 식힐동안

비듬나물 삶아 씻으면서

꽈리고추와 부추는

날 콩가루 분칠하여 찐다

비듬나물은 된장 한수저 넣고 조물조물

된장찌게와 고등어자반 튀기는중

애호박, 배추전, 부침게..

 

초간단 즉석 상차림이 차려지는 도중

벨이울린다

비오시는날 부침게에 빠트릴수 없는 반주

얘야~

이건 바로 울엄마 밥상이다

외할머니의 음식솜씨는 엄마가

엄마의 음식을 보고자랐으니

나또한 흉내를 내기마련,

 

부족함 없으신 외숙께서

질녀에게

산해진미를 기대하시진 않는다는것 쯤은 알기에

흔하디 흔한 반찬들로 차렸건만

이리도 좋아하실지는 몰랐다.

 

너그 삼촌 평생에

저렇게 잘 드시고

편안하게 오잠을 즐기시는곳은 네집 뿐이니라..

잠못드는 밤이 두려워

커피를 절대 드시지않는 외숙께서

니 커피라면 한잔다오..

진하고도 구수하다시며

큰 잔으로 가득 드시고도

코 까지 고시면서 곤하게 주무신다.^^

 

풍요속 빈곤?

아들, 딸들..

그 무엇이 부족하겠냐 만은

인견 끈다리 원피스와

물김치 한통 드린게 고작이었건만

너가 있기에

오늘하루 행복했다시며 떠나가셨다

 

사실,

남자 출장보내놓고

혼자만의 휴일

온전히 쉬고싶은맘 없지않았건만

내몸 조금 움직여

연세많으신 외숙부부

저리도 즐거워 하시는걸 보니

잠시나마

나중에 오셔도 되는데..

했던 생각이 부끄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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