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의 Photo diary

나는 살아있어

고향의 가을

셰난도우 2005. 10. 2. 00:16

  

 

[신부님 상주에 모셔다 드리고 찾아간 내고향]

 

 

내 어린시절.....

 

텅빈집은 왜 그리도 크고 무서웠던지...

마당에 기와색 네모난 돌로 징금다리처럼 건너다니던 길은

간격이 너무넓어 꼬맹이 가시나들에겐 또 얼마나 힘이들었던고???

중앙엔 줄장미 넝쿨 아치가 있었고 

 

아주 큰 송충이가 굼실굼실 기어다니던 등나무밑엔

무늬만 연못인 웅덩이가 있었으며

방과후면 동네어귀 작은 못에서 해를 넘기시며 낚시하시던 아버지..

절대로 매운탕은 안끓어주는 엄마에게 툇짜맞은 붕어새끼들이

너무 많아 아주 바글바글 했던 기억이 난다.

(어려서는 한번도 매운탕을 먹어본적이 없다.

왠지는 아직도 모르겠으나

엄마는 자기가 싫어하는 음식은 우리에게도 안먹이셨다) 

 

어른이 되어 일본여행길에서 그림같은 정원들을 보고서야

내고향 유일한 일본유학생이셨던 아버지께서 그 영향을 받아 꾸미셨구나..했다.

아버지 떠나신지 십여년

엄마는 그정원( 마당)을 아주 채소밭으로 망쳐놓으셨고

이른봄이면 꽃대부터 예쁘게 머리를 디밀고 나와

환상적이였던 난초밭은 쪽파밭으로 변해있었다.

멋없고 무심한 할마씨~~ 

 

비오는 산사...

차본김에...하시며 두곳이나 찾아갔지만

평일 시골 절이라 그런지 아무 기척이 없다.

노인들은 실망하였지만

나로선 보시할돈 굳었다.ㅋ

 

 

환절기라 독감예방주사도 맞혀드릴겸

십리밖 병원을 찾았다.

 

누군가가 병원 찾아오는길을 묻는모양이다.

옆에 우체국도 있두만,

"저어기~~ 마늘전 있지예~~

고 앞에 예전에 큰 슈퍼하던 자린대요~~"

웃었다. 한참이나.....이 진한 고향의 말투에... 

 

흰까운의 남정네...

알것같다.

유난히 넓은 나팔바지 교복가랑이를 펄럭였고

빨강양말에 접어신던 운동화의 주인공...

무턱대고 악수를 청했다

예나지금이나 눈은작아 알아볼일 만무하다.

허긴 그세월이 언제였던가.....

마주보고 웃었다. 마누라 몰레....

잠시 차안에서 우리만의 몰레 데이트를 즐겼다.

보낸후 항수기에게 전화했다.

가시나야~~~

니 병원장 마눌 될뻔했다가 말았더라이~~

오메~~ 아까분거....

긴 야그는 서울가서 해주마!!! 

 

약 타려갔다.

손님도 별로없으면서 엄청바쁜척하는 우리또래의 약사.

왕짜증이 났지만 기다렸다.

할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일단 말부터 놓는다.

요건 무조건 아침에 자시고~~

요눔은 몸이 찌부둥~할때만 잡수소

머시라 남은약은?

밀린거 신경쓰지마고 씨레기통에 확 부어버리든가

아니만 내 갔다줘

내 다시 팔아묵게. 알았제 할매!!!

 

난 여기서 죽는구나 했다.

너무 욱겨서~~~~~ 

 

아래 논 의 사진?

골프장이 아니다

요즘의 농가에 새로히 등장한 잔듸농사다.

벼농사 보다 소득이 더 좋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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